필사, 그리고 퍼스널 브랜딩.
1. 퍼스널브랜딩 예시 이전에 : ‘카피캣 전략’ 필사 이야기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분들께 ‘필사’가 추천됩니다. 완성도 높은 문장을 그대로 카피하며, 다양한 표현을 익히라는 의미이지요.
실제로, 사용하는 어휘의 범주가 좁은 분들은 필사를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내가 다루는 언어의 범위가 넓어진다면, 자연스레 글의 ‘완급 조절’이 가능해지거든요. 다양한 음역대를 오고 갈 수 있을 때, 음악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처럼요.
평범함을 평범하지 않게 표현해낼 수 있고, 언어화하기 힘든 ‘미묘한 느낌’을 글로 풀어 내며 읽는 이들의 몰입을 유도해낼 수도 있습니다.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뜬금없이 필사에 대해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퍼스널 브랜딩에서도 ‘필사’와 비슷한 접근을 사용하면 될 것이라 믿는 이들이 많거든요. 쉽게 말해, ‘잘나가는 이를 따라한다’는 뜻이지요.
2. 퍼스널브랜딩 예시 : ‘카피캣 전략’의 실패 이유
대부분의 퍼스널브랜딩 실패는, 이 오해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럴듯하거든요. 이미 성공한 이들을 따라하는 것만으로, 그들과 같은 루트를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잖아요.
무언가를 제대로 할 줄 모를 때, 타인을 카피하는 것이 배움의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고요. 실제로 효과가 있는 분야도 있잖아요. 필사처럼요.
그래서 그들을 따라합니다. 해당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의 어투, 표현, 주장, 논리. 대부분의 것들을 카피합니다.
심지어 제스쳐까지. 나도 타겟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은 채 말이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나에게까지 도달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았기에 생겨나는 오해입니다.
이 파트가 가장 중요할지도 몰라요. 현실적으로, 퍼스널브랜딩을 새롭게 준비한다는 것은 후발주자라는 뜻입니다.
내가 준비하는 그 분야에, 이미 잘 알려진, 그리고 실력있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뜻이지요. 나는 상대적으로 모든 면에서 부족합니다.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그 분야의 입문자들이 나를 언제 마주할지요. 높은 확률로, 해당 분야에서 유명한 이들의 존재를 먼저 인지하게 될 것입니다.
네이버나 구글, 혹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그 어떠한 플랫폼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메이저에 해당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먼저 노출되기에 그렇습니다.
‘나’는 30페이지, 40페이지에 머물고 있지요. 누군가 나를 발견하기 위해선, 30페이지까지 넘어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30페이지까지 넘어온 직후, 나에게 얼마나 큰 관심을 갖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낼 수 있어야만 합니다.
“누군가 30페이지까지왔다면,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분야의 메이저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에 만족했다면, 30페이지까지 올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30페이지에서 당신을 만났는데, 당신은 메이저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카피하고 있는 앵무새라면요. 그 사람은 당신에게 호감을 느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요. 그리고 대부분,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위노출에 집착하게 되지요.
내가 검색 상단에 걸리기만 하면 돈을 벌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요. 황금키워드를 찾아서 포스팅을 하면 된다는 내용으로 강의들이 개설됩니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몰라요.
다만 5년, 혹은 7년 전에만 가능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인 지금에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습니다. 황금키워드 자체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고요.
두번째로, 전달하는 메시지의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면, 굳이 당신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 또 그 내용이네.’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지요. ‘또’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수많은 카피캣들이 이미 존재하기에 그렇습니다. 타겟 고객들은 이미 질려버린 상태이지요.
퍼스널브랜딩 예시를 보여드리기 전에, 목적을 확실히 해야만 합니다.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는 존재가 색다르다는 것을 인지시킬 수 있어야만 하며, 더 나아가 ‘자발적인 끌림’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이를 해낼 수 없다면, 사실 퍼스널브랜딩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릅니다. 무턱대고, ‘저 사람이 저걸로 잘 나가니까,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는 결정 프로세스는 내려두세요.
내 인생에서의 주인공은 내가 맞지만, 주인공들이 모인 이 세상에서의 주인공은 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퍼스널브랜딩에서의 블링블링한, 가슴 따뜻한 조언과는 정 반대의 어조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도 드네요.
일반적인 퍼스널 브랜딩 강연에서는 ‘모든 경험도 가치가 있다’ 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가치의 포지셔닝을 제대로 설정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3. 퍼스널브랜딩 예시 : 제대로 된 방향성
만약 당신이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들의 자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 들어나보자.”
어떻게든 트집을 잡거나, 부족한 점을 열거하려고 합니다.
‘나는 선택 권한이 있고, 너는 내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해.’ 라는 맥락 하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지요.
그들의 심성이 고약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당연해요. 갑자기 튀어나와서, “나는 잘났다 혹은 내 제품이 잘났다. 내가 얼마나 잘난지 이야기를 들어봐라.
그리고 돈을 지불한 뒤에, 이걸 받아가라.” 저 같아도 싫어할 것 같아요.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으로 상대할 수 밖에 없지요.
이러한 맥락 하에서는 쉽게 피로해집니다. 평범한, 동등한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잘 보이기 위해 애써야만’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점차 이러한 경향은 강화되지요. 대부분의 플랫폼이 평점에 따라 노출수를 차등 분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잖아요.
그래서 더 잘 보여야만 하는 싸움이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지요. 시간이 지나며 상향 평준화가 됩니다. 5점 만점이라면, 4.9와 4.8의 싸움입니다.
더욱 민감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게임과는 정 반대입니다. 게임에서는 내 레벨이 높아지며, 내 캐릭터가 강해집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평가에 민감해지게 됩니다. 슬프지만 현실이지요.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특정 분야와 함께 기억되는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을 기억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분야와 함께 나를 녹여낸다면 비교적 쉽게 타인의 기억 속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다음과 같은 전화를 받았어요.
“어, 나 이번에 기획 하나 하려고 하는데. 카피라이팅은 어떻게 해야 해? 그냥 네가 바로 떠오르더라”
감사한 마음으로 통화를 마치고 나서, 다음의 의문이 따라왔지요.
‘만약, 이를 운에 맡기지 않고 재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요구될까?’ ‘과연, 분야와 함께 기억된다는 것은 어떠한 순간에 일어나는 현상일까?’
그날 이후, 그 미묘한 디테일을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부터 말입니다.
공부 잘 하는 사람.
당장 주위 사람들만 해도, 여러 명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특히 누군가 더 쉽게 떠오릅니다. 더 접근이 용이하다고 느낍니다.
공부가 아니라 다른 분야라도 다를 바가 없지요. 삶의 모든 분야에서 그러합니다.
내가 A라는 분야에 대해 정보가 필요합니다. 정보가 아니더라도, A라는 분야와 관련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찾는 이들이 누구고, 그들의 특성은 무엇인지. 나는 그들의 어떠한 점에 끌림을 느끼는지를 언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내가 아닌 타인의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모두가 만족하는 일치된 선택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큰 맥락에서의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제가 다루는 내용은, 이 여정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4. 퍼스널브랜딩 예시 : 후발주자의 전략
결국, 후발주자들은 전달하는 메시지 단에서부터의 기획이 필요합니다.
‘그럴듯하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길 수가 없다면 살아남을 수가, 아니 애초에 사람들에게 나라는 존재가 인지되는 순간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지요.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마케팅과 기획을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습니다. 이미 완성된, 그리고 전혀 수정 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마케팅은 한계를 마주할 수 밖에 없지요.
가격을 낮춘다거나, 광고를 시작한다거나. 이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이 분야에 지쳐버리는 것이지요. 기획 능력의 부재 때문입니다.
메시지 단에서 기획이 ‘제대로’ 된다면, 그 자체로 마케팅 효과를 얻게 됩니다. 자발적으로 호감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의도하지 않아도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운이 좋았어요. 생산성 관련 어플리케이션 차트에서 10위, 베스트셀러 3권. 이 과정에서 강조했던 것 중 하나는 메시지 자체의 혹함 포인트였습니다.
휴대폰 창을 슥슥 넘기다가, ‘일단 멈춰서 읽고 보는’ 메시지 말입니다. 이 게시글에서 다루었었지요.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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